세계슬로시티 연맹이 지정한 우리나라 슬로 시티 여행기를 닮은 책. 워낙 사람에 치이는 걸 싫어하고 경쟁하는 걸 싫어하는 성격이라 느리게 느리게 내 발길 닿는 데로 흘러가는 슬로 시티 여행에 마음이 끌려서 이 책을 샀다. 책에 실린 우리나라 슬로 시티 여행지는 증도, 청산도, 담양, 장흥, 하동 다섯 곳인데 이후에 더 늘어 현재는 열 곳에 이른다고 한다. 책을 처음 훑어 보고 든 생각은 '이 책 참 예쁘다.' 였다. 사진은 물론 책 디자인이나 편집도 마음에 쏙 들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글이 내 취향이 아니어서 아쉬움을 남긴 책이다. 개인적으로 산문은 감성적인 것보단 담백한 쪽을 좋아하는데, 유명한 여행기로 예를 들자면 이병률의 <끌림>보단 무라카미 하루키의 <먼북소리>가 취향. 이렇게 감성적인 글은 넘치는 감성에 다 읽기도 전에 내가 먼저 지치게 된다. 차라리 시는 함축적이어서 괜찮은데 산문은 그렇지가 않으니 감성적인 산문을 접할 때마다 작가가 한껏 펼쳐놓은 감성의 바다에 빠져 죽지 않도록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