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천무후 - 샨사

2012. 6. 11. 21:32



중국의 유일한 여성 황제였던 측천무후의 인생을 소설로 엮은 샨사의 <측천무후> 측천무후는 악녀로 알려졌지만 그녀가 통치했던 15년 동안 나라는 어느 때보다 평온했다고 한다. 아주 먼 옛날, 여성은 그저 남성의 부속품에 불과했던 그때에 여성의 몸으로 한 나라의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던 측천무후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다룬 소설인데 탐미적이며 간결한 샨사의 문체 때문에 소설임에도 시를 읽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이런 문체는 처음이라 신선하게 느껴졌다. 샨사는 중국 출신이지만 18살 때 파리로 이주한 뒤 프랑스 작가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고 한다.

1인칭 시점으로 쓰인 소설은 무엇보다 주인공의 심리묘사에 충실해서 주인공의 감정에 쉽게 동화될 수 있었다. 평민으로 태어나 말 타는 것을 좋아했던 천진한 소녀 조가 정5품 재인에서 황후로 황후에서 황제가 되기까지 그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 내가 또 다른 그녀가 되어 옆에서 바라보는 기분이 들었다. 내 마음에 쏙 드는 글은 아니었지만, 매력적인 글임에는 틀림없다. 천하를 호령하는 여황제! 지금 상상해도 소름 끼칠 정도로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