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달 전부터 손꼽아 기다렸던 더 신승훈 쇼 그랜드 피날레 콘서트에서 말로 형언할 수 없을 만큼의 감동을 받고 돌아왔다. 50인조 오케스트라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선율로 다시 태어난 그의 노래에는 분명히 음악 그 이상의 것이 있었다. 음악 하나만을 바라봐온 그의 지난 20년 세월이 그대로 녹아 있어서 단 한 곡도 건성으로 들을 수 없었던 공연이었다. 그의 공연을 보는 여섯 시간만큼은 내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었다. 평생 기억에 남을 행복한 여섯 시간을 선사해준 그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20년을 변치 않고 그 자리에 있어줌에 고맙고, 언제나 좋은 노래를 만들어 들려줌에 고맙고, 내가 힘들 때 힘이 되어 줌에 고맙고, 존재 그 자체만으로 고맙다. 인간 신승훈과 가수 신승훈 모두가 외롭지 않고 행복하길 진심으로 진심으로 바란다.



2회 공연 2011.06.11 PM 04:00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내 자리에서 본 무대 정면은 이랬다. 맨 앞줄 약간 사이드였는데 오빠 얼굴이 잘 보여서 좋았다. 내 자리 쪽으로 와주시면 표정까지 자세하게 다 보였다. 2회 공연의 감상 포인트는 단연 오빠 얼굴 감상!!! 이번 공연 끝나면 또 언제 볼지 모르니 많이 봐둬야 한다는 생각에 더 눈에 불을 켜고 봤던 거 같다. 오프닝과 중간마다 무대 전환할 때는 팬터마임으로 자연스럽게 연결! 중간에 낚시로 인형 낚아서 관객석에 던져줄 때 부러웠다. 특히 대형 곰 인형!!! 팬터마임 배우 누구 신지는 모르나 참 연기 잘 하시더라.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공연의 막이 오르고, 오빠의 등장과 함께 시작된 첫 곡은 <전설 속의 누군가처럼>, 이어지는 <애이불비>와 <송연비가>. 곡의 분위기가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와 잘 어울려서 일부러 오프닝에 배치한 곡이라고 한다. <애이불비>와 <송연비가> 부를 때 스크린에 가사가 나왔다 사라지는 영상이 나왔었는데 그게 참 예뻤다. 그리고 2회 공연 때 가장 좋았던 곡은 변진섭의 <그대 내게 다시> 이 노래 듣는데 진짜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이 노래가 이렇게나 애절하고 좋았나 싶을 정도였다. <당신은 사파이어처럼> 부를 때 내 앞쪽으로 오셔서 허리 튕기는 안무를 해주셨는데 아~~ 진짜 귀여웠다. 그리고 무슨 곡 다음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빨리 무대 뒤로 들어가야 했는지 총총총 뛰어들어가시는데 그게 또 어찌나 귀엽든지 ㅠ.ㅠ 검은 실루엣이 총총총 무대 뒤로 뛰어들어가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지환이가 관객들한테 인사하고 들어가다가 스피커에 부딪힌 것과 함께 제일 빵~ 터진 장면이었다. 멘티 아이들 나오건 솔직히 난 별로였다. 정가는 아이도 없고 실물로 가까이서 봐도 아무런 감흥이 없더라. 따뜻한 사제지간을 보는 것 같아서 흐뭇하기는 했는데, 난 뼛속까지 신승훈 팬인지 그 시간에 오빠 노래를 한 곡이라도 더 듣고 싶었다. 나가수 패러디 영상도 재미있었고, 혼신의 힘을 다 해 부른 <가잖아> + <이런 나를>은 언제 들어도 감동. <이런 나를> 마지막 부분을 아무런 반주 없이 오빠 목소리로만 불러주는 걸 들으면서 울컥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악기는 사람의 목소리란 말이 떠오르면서 그 수많은 악기 중에서도 오빠의 목소리는 최고의 악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앵콜곡 <My Way>는 오빠의 지난 20년 음악 인생을 말하고 있는 것 같아서 들을 때마다 뭉클해진다. <My Way> 마지막 부분 부를 때 스크린에 흐르던 글귀가 마음을 찡하게 울렸었다. 
 




3회 공연 2011.06.11 PM 08:00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3회 공연! 막공 자리는 2층 맨 앞줄 정 가운데!!! 사진을 봐도 알 수 있듯이 무대 전체가 한눈에 다 들어온다. 그리고 무엇보다 음향이 정말 좋았다. 1층에서 볼 땐 사운드가 너무 강해서 울림도 있고 그랬는데 2층에선 그런 것도 없고 세종은 2층 음향이 가장 좋다는 걸 몸소 체험하고 왔다. 그리고 또 하나 좋았던 게 무대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는게 좋았다. 2회 공연 볼 때는 스크린에 나오는 글자 밑부분이 잘 안 보이고 그랬었는데 2층에서 보니 한눈에 다 들어옴! 그리고 감탄한 게 무대가 정말 예뻤다. 2회 때는 오빠 얼굴만 뚫어져라 보느라 전체적인 무대가 어땠는지 잘 몰랐는데 2층 올라와서 보니까 그게 전부 보여서 또 한 번 감탄!!! 저렇게 세심하게 무대를 꾸미느라 오빠가 얼마나 신경을 썼을지를 생각하니 또 감탄 ㅠ.ㅠ 노래 나올 때 무대 뒤에 나오던 영상이나 댄서들의 연기나 소품, 조명 하나하나까지 정말 조화롭고 아름다웠다. 매번 공연 볼 때마다 느끼지만, 오빠의 공연 기획&구성 능력은 정말 탁월한 것 같다. 공연의 맥이 끊어지지 않는 자연스러운 흐름과 관객들이 지루하지 않게 적절히 들어가 있는 유머, 그 밖에 음향이나 조명등 무대 장치까지 세심하게 챙기고 신경을 썼다는 게 공연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내 눈에도 보여서 언제나 감탄하게 된다. 공연 분위기는 3회가 훨씬 더 좋았다. 2회 때도 셰인 모창을 하셨었는데 반응이 별로여서 한 번만 하고 말았는데 3회 때는 여러 번 해주셨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셰인 모창은 위탄 방송 때 들었을 때도 정말 똑같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들으니 더 똑같더라. 토크도 훨씬 더 재미있었고 2회 때와 비교해서 조금 길기도 했다. 2회랑 달랐던 거 생각나는 것만 적어보면 <오늘같이 이런 창밖이 좋아> 시작하기 전에 멘트가 조금 달랐는데 2회 때는 빗소리를 내기위해 미국에서 최신 장비를 들여왔다고 그러면서 개그를 좀 날려주셨는데 3회 때는 바로 소개 했었고, <I Luv U I Luv U I Luv U> 부를 때 댄서가 오빠 다리에 매달리는 장면이 있는데 2회 때는 남자 댄서가 다리에 착 달라붙었었는데, 3회 때는 여자 댄서가 살짝쿵 매달려 주셨던 거! 이때 함성 소리 장난 아니었음. <그 후로 오랫동안> 마지막 부분에 관객들한테 마이크 넘기는 거 분위기 좋았었는데 아쉽게도 3회때는 안했고 또 기억이 안 난다. 이놈에 망할 기억력…. 지난 전국 투어 공연이 2% 부족한 느낌이었다면, 이번 그랜드 피날레 공연은 100% 꽉 차고도 넘쳐서 감당이 안 될 정도의 공연이었다. 공연 내내 손바닥이 후끈거릴 정도로 열심히 박수를 쳤던 건 이번 공연이 처음 이었다. 공연도 끝나버리고 전 이젠 무슨 낙으로 사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