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 여사 에도시대 소설의 출발점에 있는 단편 소설집. 총 네 편의 단편이 실려 있고 <흔들리는 바위>와 <미인>의 주인공이었던 신비한 힘을 가진 오하쓰가 단편 <길 잃은 비둘기>와 <말하는 검>에 등장한다. <길 잃은 비둘기>에서는 오하쓰가 어떻게 신비한 힘을 갖게 됐는지 그 배경에 대해서 나오고 <말하는 검>에선 자신의 힘을 깨닫고 처음으로 사건을 해결하게 되는 이야기가 나온다. 소위 '사회파 추리 소설'로 일컬어지는 <모방범>, <이유>, <화차>도 무척 좋아하지만, 우리나라에 출간된 작품은 전부 읽었을 정도로 미미 여사의 에도시대 소설도 무척이나 좋아한다. 소설로서의 작품성이 높은 것은 현대 소설이라고 생각하지만, 마치 어릴 시절 따뜻한 이불 속에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해주시던 옛날이야기를 듣는 듯한 그리운 느낌의 시대 소설은 작품성을 떠나 그 존재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 치고는 잔인한 면이 많긴 하지만…. 이상하게도 미미 여사의 시대 소설에 나오는 악인들은 밉지가 않다. 피치 못할 사정에 의해 악하게 변한 인물들이 많아서 그런지 밉다기보다는 측은한 마음이 먼저 든다. 어쨌든 이번 에도시대 소설도 재밌게 읽었다. 개인적으론 단편보다는 장편을 좋아하고 미미 여사님의 시대물 중에선 진중한 분위기의 <외딴집>을 가장 좋아해서 이런 작품을 한 번 더 써주셨으면 하고 혼자 바라고 있다. 올해도 미미 여사의 에도시대 소설이 출간 될 예정이라 하니 기대를 해도 되려나?

덧붙이자면, 이 책 예약 이벤트로 달력이 들어가 있는 마우스 패드를 받았는데 집에서 요긴하게 잘 쓰고 있다. 달력 넣는 부분에 다른 사진이나 엽서를 넣으면 예쁠 것 같은데 귀차니즘 때문에 아직 실천에 옮기진 못하고 있다. 아! 그러고 보니 읽으면서 이스터 에그를 못 찾았다. 다시 한 번 책을 꼼꼼히 살펴봐야겠다. 이스터 에그~ 이스터 에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