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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4. 14. 20:55


오랜만에 코디샷. 흰색 티셔츠 + 베이지 니트 뷔스트에 + 베이지 가디건 + 스웨이드 롱스커트 + 엘리스마샤 버지니아 백. 시장에서 저 니트 뷔스티에를 사놓고 어찌 입을까 고민하다가 드디어 마음에 드는 조합을 발견해서 입어봤다. 하지만 아직 날이 쌀쌀한 관계로 위에 가디건을 걸쳤더니 정작 니트 뷔스티에는 잘 안 보여서 슬펐다. 뷔스티에가 포인트인데 ㅠㅠ


가방은 처음엔 랩 크로스백을 코디했는데 엘리스마샤 가방이 더 잘 어울려서 바꿨다. 다리가 거의 안 보이는 롱스커트라 아직 좀 춥지만, 맨다리에 페이크삭스 신고 반스 어센틱 첫 개시. 양말 신는 게 더 편하고 좋은데 저 신발은 발등이 보여야 예뻐서 페이크삭스를 신었다. 지난 토요일에 오랜만에 시장가서 옷 몇 벌 사긴 했지만 이거다! 싶은 옷은 없었다.

지난달, 2년 만에 미용실에 가서 단발 커트와 펌을 했다. 원래 다녔던 박*철에서 했는데 몇 년 만에 갔더니 원장을 비롯해 디자이너까지 싹 바뀌어서 낯설었다. 바뀐 원장은 자꾸 비싼 거 추천하고 에센스도 사라 그러고 팔이피플 기질이 다분해서 거부감이 들었다. 야심 차게 웨이브 잔뜩 들어간 펌을 해야지하고 갔는데 사진을 보여주니 관리가 어렵단다. '손님 이건 고대기예요' 다음으로 많이 듣는 말이 나오고 말았다. 그래서 차선으로 선택한 게 볼륨펌 + 밑 부분만 밖으로 뻗치는 스타일로 결정. 비싸서 그런지 뭘 자꾸 바르고 감고 또 바르고 감고 세 시간 동안 머리만 여섯 번을 감았다. 미용실에서 머리 감는 거 좋아하는데 그것도 한 두 번이어야지 계속 감으니까 목이 떨어져 나갈 거 같고요. 평소 드라이도 안 해서 머리카락 하나는 건강한데 너무 건강해서 약이 안 먹는 단점이 있었다. 좋은 머릿결에 영양을 듬뿍 줘서 열펌을 해도 머릿결은 상하지 않았는데 역시나 펌은 사후 관리가 매우 귀찮다. 저녁에 머리를 감고 자는 탓에 관리가 더 어렵다. 사실 관리랄 것도 없이 방치 수준이지만. 다음엔 그냥 안쪽으로 말리는 볼륨펌을 해야겠다. 그게 차라리 관리가 쉽겠어.


점심시간에 찍은 벚꽃. 날로 기온은 오르고 햇볕도 따뜻해지는데 공기가 거지 같다. 미세먼지 때문에 실외 활동을 마음 놓고 할 수가 없다. 황사만 건너오던 시절이 그리워질 줄이야. 동풍이 불면 그나마 나은데 대부분 북서풍이 불어서 문제다. 앞으로 중국이 우리나라 쪽으로 공장과 원전을 더 지을 예정이라는데 아무도 관심이 없으니 답답하다. 미세먼지 때문에 병 걸려 죽던지, 한·중·일 중 복불복으로 원전 터져서 죽던지 둘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공기청정기부터 사야겠다.

뒤늦게 <히든 피겨스>를 봤다. 어떤 내용인지 모르고 봤는데 인종차별이 심했던 1960년대 나사에서 일했던 흑인 여성의 이야기였다. 나는 분수에서 수학을 포기했을 정도로 심각하게 수학을 못 하는 사람이라 이런 수학 천재들을 보면 정말 신기하고 존경스럽다. 거지 같은 인종차별과 성차별을 딛고 실력을 인정받은 멋진 흑인 여성들. 스스로 당당해지려면 누구도 무시 못 할 실력을 겸비해야 한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됐다. 백인들의 인종차별은 저 시절엔 정말 노답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노답이다. 흑인에 대한 차별은 조금 덜 해졌을지 몰라도 동양인을 개, 돼지 취급하는 건 전혀 변한 게 없어 보인다.

북스피어, 마음산책, 은행나무 세 출판사가 모여 '개봉열독 이벤트'를 열었다. 어떤 이벤트냐 하면 출판사마다 책 하나씩을 선정한 후 제목과 저자를 가린 채 관련 키워드, 가격, 페이지만 공개하여 판매하는 것이다. 외국 서점에선 이런 이벤트가 종종 벌어지는 모양인데 국내에선 이번이 처음이 아닐까 싶다. 세 권 다 사면 덤으로 책 하나를 더 준다고 해서 세 권 모두 샀다. 4월 24일까지 온라인 판매 후 25일부터 5월 16일까지 오프라인에서 판매라고 한다. 그런 연유로 온라인으로 먼저 책을 사서 받은 독자는 5월 16일까지는 책의 제목을 공개하면 안 된다. 책 받으면 포스팅 하고 싶어서 손이 근질거리겠지만, 규칙은 지켜야 하니 제목만 쏙 빼고 포스팅해야겠다. 이벤트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이쪽에서 확인하시면 된다.



1층 카페 화단에 핀 수선화 사진도 살짝쿵. 며칠 전, 바지 주머니에 넣어 놓은 삼만 원이 없어져서 밖에서 떨어뜨린 줄 알고 슬퍼했는데 오늘 아침 사무실 바닥에서 발견했다. 신문 모아놓는 구석진 자리가 있는데 거기 바닥에 삼만 원이 널브러져 있었다. 그 근처에 갔다가 떨어뜨렸단 건데 대체 언제 그런 것인지 모르겠다. 어쨌든 다시 찾았으니 해피엔딩!

요즘 비타민과 고투콜라를 열심히 챙겨 먹는데 그 효과인지 얼굴에 뾰루지가 안 난다. 뾰루지가 많이 나는 건 아니고 잊을 만 하면 하나씩 나는 정도였는데 그마저도 사라졌다. 기초도 몇 개 바꾸긴 했는데 그간의 경험상 화장품 효과는 아니고 영양제 효과인 것 같다. 선크림과 클렌징은 정착했고 이제 수분크림만 정착하면 되는데 이것저것 써봐도 마음에 쏙 드는 제품이 없다. 지금 쓰는 제품은 피부에 잘 스며들질 않아서 별로다. 그나마 아x팜 제품이 괜찮았는데 다시 돌아가야 할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