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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rmur 2016.07.16 21:22

밀린 독후감은 사진 없이 짧게 써서 거의 다 올렸다. 앞으로는 별 다섯 개를 줄 만큼 좋았던 책만 단독으로 독후감을 쓸 생각이고, 아닌 책들은 다섯 권씩 묶어서 짧은 독후감으로 올릴까 한다. 이거 점점 꽤 만 느는구먼. 작년에 읽은 책들도 이렇게 짧게라도 써서 올릴 것을. 흔적이 남지 않으니 아쉽다. 최근에 독후감을 쓴 책들은 읽은 지도 오래됐고 빌려 읽은 것도 있어서 인상적인 문장을 함께 올리지 못했는데 다음부턴 책 한 권당 문장 하나씩은 추가해서 올려야겠다.

어제 회사 이전 후 처음으로 버스 타고 출근했다. 환승 한 번 하고 내려서 1km 정도 걷는데 걸린 시간은 1시간 10분. 내가 집에서 차 몰고 오면 30분이 걸리는데 (초보라서 큰길로만 다니다 보니 신호가 많아서 오래 걸림) 버스 타면 거기에 40분이 더 걸리는 거네. 이사 오기 전이랑 걸리는 시간은 크게 차이가 없고 오히려 전에 있던 회사보다 걷는 시간은 훨씬 적다. 차 없어도 다닐 수는 있지만 가장 자주 오는 버스가 배차 간격 20분인 버스 한 대뿐이라서 교통이 편하진 않다. 그래도 내가 운전 안 하고 남이 운전해주는 차 타니까 어찌나 편한지. 게다가 처음 타보는 버스라 창밖 풍경이 다 새로워서 신기했다. 마음 같아선 40분 더 걸려도 버스 타고 다니고 싶지만, 차를 썩힐 순 없으니 운전은 해야겠지. 앞으론 매주 금요일만 버스 타고 출근하는 거로 해야겠다. 물론 비가 억수같이 오는 날, 눈 오는 날도 버스를 타겠어요. 운전에 더 익숙해지면 버스 따위 타기 싫어질 날이 올지도 모르겠지만, 아직 그날은 멀기만 하다.

중국인들의 중화사상은 상상초월이었다. 이 상태라면 머지않아 전 세계가 자기네들 땅이라 우겨도 놀랍지 않을 것 같다. 지구 상에 말 안 통하는 사람이 13억이라니, 답답하다. 답답해. 21세기에 콩사탕의 지배를 받는 중국이나 바로 위에 북한을 두고 휴전국에 사는 우리나 여러모로 무서운 나라에 살고 있는 셈이다. 동북아는 다 이상해 무서워. 그중에서도 주어 없는 그분이 제일 무서워. 결론적으로 팬질이고 뭐고 흥미를 잃어서 랑야방만 조금 파다만 건 신의 한 수였다. 랑야방하니까 생각나는 랑야방 소설. 1권은 사놨는데 흐름 끊기는 거 싫어서 아직 읽지는 않고 있다. 어차피 다음 달이면 3권까지 다 나올 테니 한 번에 읽어야지. 낱권으로 2권까지 사놨는데 나중에 3권 나올 때쯤 세트로 특전 붙여서 파는 건 아닐까 싶어서 아직도 좀 찜찜. 번역이 영 별로라는 말들이 많아서 그것도 좀 찜찜. 대륙이 엮이면 왜 이리 찜찜한 게 많은지.

책하니까 떠오르는 알라딘. 이놈에 알라딘은 책을 팔자는 건지 사은품을 팔자는 건지. 언제부턴가 주객이 전도되어 사은품을 얻기 위해 책을 사고 있는 내가 있더란 말이다. 이거 안 되겠다 싶어서 장식품이 될만한 건 사지 말고 실제로 쓸 수 있는 것만 사자고 마음먹었는데 최근 새로 나온 비틀즈 에코백에 무릎을 꿇었다. 영롱한 파란색 에코백이 계속 눈에 밟혀서 안 살 수가 없었다구요. 아코디언 북램프도 탐나긴 했지만 그건 그야말로 장식용이 될 거 같아서 패스했는데 에코백에서 무너졌다. 썩을 도서정가제 때문에 5만 원이래 봤자 3~5권 정도밖에 못사는데 자꾸 지갑을 열게 하다니 사악하다 알라딘. 이번에 주문한 책 중에선 3권이 요리 관련이다. 분명 처음엔 인문학책을 고르고 있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모르겠군. 

삼정 스탠드 sl-2500을 샀는데 생각보다 크고 진짜 밝다. 잠자기 전 침대에 놓고 독서등으로 쓰려고 샀는데 방 불을 끄고 스탠드를 켰더니 그냥 불 켠 것처럼 온 방 안이 밝다. 전에 쓰던 독서등 하고 밝기 차이가 어마어마하다. 원래는 샤OO에서 나온 스탠드를 사고 싶었는데 아직 정식으로 들어오지도 않았고 고장 나면 a/s도 문제라서 좀 투박해도 튼튼한 녀석으로 사버렸다. 국내 중소기업 제품인데 스탠드 쪽으론 유명한 거 같아서 믿고 샀다. 딱 한 가지 단점은 무선이 안 된다는 것. 침대 옆에 콘센트가 없어서 멀리서 선을 끌어와서 연결해서 쓰려니 좀 번거롭다.

지금까지 살면서 무언가에 열정적으로 도전해 본 적이 없어서인지 나이가 들수록 이렇게 살아도 되는건가라는 의문이 계속 든다. 직장은 다니고 있지만, 특별히 자기계발을 하는 것도 없고 막말로 이 회사 잘리면 나이 때문에 어디 들어가기도 어렵다.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니고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그런 주제에 그냥 놀고먹고만 싶으니 한심하다. 한심하다 생각하면서도 노력은 안 한다. 어디 연구에선가 노력하는 것도 유전이라더니만 나를 보면 맞는 것 같다. '모든 사람이 열심히 살 필요는 없어'라고 위안하지만 한쪽엔 항상 불안이 도사리고 있다. 세상 모든 것엔 존재 이유가 있다던데 이렇게 의미 없이 사는 내 존재 이유는 뭔지 나조차도 모르겠다. 너의 존재 이유는 이러이러하다 하면서 태어날때 발바닥에라도 써있으면 좋을텐데. 아, 그럼 또 서로 발바닥을 들여다보며 네 존재 이유는 별 볼일 없어 어쩌고 하면서 비교질이나 하겠구나. 하여튼 인간으로 살기 짜증난다. 피곤해 정말.

시장 좌판에서 2,500원에 원피스를 잔뜩 사들여서 올여름 열심히 입고 있다. 지난달엔가 이것저것 18벌 샀는데 겨우 45,000원. 일반 원피스 하나 사는 돈이었다. 물론 최신 유행하는 세련된 옷은 없지만 무난하게 입을만한 옷은 찾아보면 꽤 있다. 롱원피스는 안감이 없는 게 많았지만, 인견 슬립을 사서 입으니 해결. 괜찮아 보여서 샀는데 막상 손이 안 가는 옷들도 있는데 2,500원이니 아깝지도 않다. 요즘 과자나 아이스크림도 저 가격이고요. 가끔 펜 자국이 있거나 주머니가 거꾸로 달린 것도 있는데 입는 데 전혀 지장 없고요. 고물가 시대에 어디 가서 이런 멀쩡하고 질 좋은 옷을 2,500원에 산단 말인가. 실제로 아침 일찍 옷 막 깔릴 때 가면 업자들로 보이는 분들이 사장님이 옷을 내려놓자마자 아주 경쟁적으로 쓸어가신다. 난 무서워서 그 틈엔 절대 안 끼고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 하이에나처럼 조용히 가서 골라온다. 주말, 휴일이 장날과 겹치면 무조건 쇼핑하는 날. 돌아오는 쇼핑데이는 7월 24일. 이번엔 가디건을 건졌으면 좋겠다.

한여름, 생발톱으로 샌들을 신는 건 속옷만 입고 돌아다니는 것처럼 헐벗은 느낌이다. 그저 작은 발톱인데 이상도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