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독후감 : 2016.01~05

2016. 7. 7. 21:17

헝거게임 세트 : 스페셜 에디션 - 수잔 콜린스
영화도 잘 만든 편이긴 한데 원작 소설이 담고 있는 여러 메시지를 전달하기엔 시간이 너무 짧았다. 결정적으로 피타역 배우가 소설 읽으면서 상상했던 피타와 이미지가 너무 달라서 끝까지 별로였다. 폐허가 된 북미대륙에 스노우가 이끄는 독재국가 '판엠'이 세워진다. 판엠의 수도 캐피톨에선 일 년에 한 번 각 구역에서 24명의 소년소녀들을 뽑아 단 한 명의 생존자가 나올 때까지 서로 죽고 죽이는 '헝거게임'을 실시한다. 무고한 이들의 의미 없는 죽음에 분노하고, 그 무고한 이들이 어린아이들이라는 것에 또 한 번 분노하게 되는 설정이다. 픽션이든 논픽션이든 내가 제일 싫어하는 소재가 아이와 동물이 아픈 걸 보는 것과 이유 없이 괴롭힘을 당하는 걸 보는 건데 그런 이유에서 이 소설도 읽는 데 참 괴로웠다. '매드맥스'의 퓨리오사가 그랬듯 '헝거게임'의 캣니스 또한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강인한 여성 캐릭터라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공허한 십자가 - 히가시노 게이고
유독 일본은 사형제도를 다룬 소설이 많은 느낌이다. 한국처럼 무늬만 제도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집행을 하는 나라여서 그런가 보다. 사형제도에 대해선 옳다 그르다 저마다의 견해가 다르지만, 개인적으론 찬성에 더 가깝다. 전형적인 히가시노 게이고 풍의 소설로 좀 더 무게감이 실렸으면 좋았을 텐데 이 분의 소설은 항상 어중간하다.


면도날 - 서머싯 몸
'달과 6펜스'가 강렬한 문장들로 나를 감탄 시켰다면 '면도날'은 잔잔한 일일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었다. 서머싯 몸은 소설 속에서 다양한 성격을 가진 여러 인물의 인생을 조명하고 있다. 마지막에 가선 누구의 인생이 더 성공했고 더 행복했다를 따지기보단 저마다 의미 있고 행복한 인생을 살았고, 살고 있고, 살아갈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인생에 정답은 없으니.


고양이 털갈이엔 브레이크가 없지 - 강아
강렬한 제목에 이끌려 주문하고 받아서 바로 읽은 고양이 웹툰. 예쁘기만 한 고양이가 아니라 좀 더럽고 많이 솔직한 고양이와 집사의 생활을 속속들이 엿볼 수 있는 책이다. 귀여운 냥이를 상상한다면 이 책은 패스하시라. 고양이를 키우는 데 있어 가장 큰 난관은 역시 털이다. 고양이를 집에 들이는 순간 털옷, 털밥, 털가방, 온통 털털털의 압박이니 냥집사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제목에 공감이 갈 수밖에 없다. 단언컨대, 고양이는 털만 빼면 완벽한 생명체다.


사라진 왕국의 성 - 미야베 미유키
아기다리고기다리던 미미여사의 신작. '겨울왕국' 칠판 그림으로 유명해진 여고생이 표지 그림을 그려서 화제가 됐던 바로 그 책. 일본판 오리지널 책표지까지 따로 챙겨주는 세심한 출판사 북스피어에 감탄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우연히 줍게 된 그림 속 성으로 들어가서 그곳에 갇힌 소녀를 구출한다는 동화같은 이야기인데 잘 읽히긴 하지만 그냥 그랬다. 미미여사도 언젠가부터 히가시노 게이고처럼 큰 한 방이 없는 어중간한 글로만 만나는 것 같다. 그나마 에도 시대물은 괜찮긴 한데 현대물은 솔직히 기대에 못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