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정(停) : 서현

2016. 5. 14. 14:06

하늘은 푸르르고 살랑살랑 바람결에 미세먼지 날뛰던 날


토끼정에 왔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다른 곳에서 신나게 놀다 보면 문자가 옵니다.


매장 안으로 들어가서 또 대기하는데 그때 메뉴판을 보고 메뉴를 골랐다. 손잡이 사이로 발가락 빼꼼. 이날 올해 처음으로 샌들을 신었는데 부들거리는 가죽 샌들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발 여기저기 물집이 잡혀서 고생했다. 아직 검증 안 된 새 신발을 신고 장시간 외출을 하다니!!! 내 약해 빠진 발을 과대평가했음이다. 크록스 웨지힐과 테바 오리지널이나 신어야지.


긴 기다림 끝에 마주한 테이블. 매장 인테리어가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깔끔하다. 


토끼정 고로케와 두 가지 소스. 갓 절임은 일본식 절임인 줄 알고 긴장했는데 다행히 아니어서 열심히 먹었다.


두툼한 고로케를 반으로 가르면 이런 비주얼. 맛은? 그럭저럭. 특별히 맛있지도 맛없지도 않다. 주문하면 바로 만들어서 주는 것도 아닌 거 같다. 예전 오사카 길거리에서 50엔 주고 사 먹은 고로케보다 맛있는 고로케는 아직 먹어본 적이 없다.


인기메뉴라는 크림 카레 우동과 두 가지 맛의 숯불구이와 토끼밥. 크림 카레 우동은 크림이 매우 부드럽고 아래 깔린 카레와 우동면은 살짝 매콤해서 맛의 밸런스가 좋다. 하지만 양이 적고 나처럼 느끼한 걸 못 먹는 사람은 먹다가 질린다. 숯불구이는 달콤한 맛과 매콤한 맛이 있는데 반반씩 시킬 수도 있다. 시치미가 뿌려진 양배추도 맛있었다.


마지막 메뉴는 촌두부 크림치즈와 빵과 크래커. 마늘 바게트나 크래커는 평범한데 가운데 있는 크림치즈가 아주 많이 맛있다. 요즘 한참 인기 있는 식당이어서 그런지 웨이팅 시간이 기본 1~2시간이라는 게 단점이지만 (순번이라는 어플로 내 순서가 언제쯤인지 확인도 가능하고 매장에서 문자도 보내준다) 한 번쯤은 가볼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