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 조지 오웰

2014. 5. 24. 22:22



농장 동물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늙은 수퇘지 메이저는 인간은 동물들의 진정한 적이자 유일한 적이며 인간을 몰아내기만 하면 굶주림과 고된 노동이 모두 해결 될 거라 주장하고 동물들 또한 그의 의견을 지지한다. 메이저는 사망하지만, 그의 정신을 이어받은 동물들은 반란을 일으켜 인간을 내쫓고 농장을 차지하는 데 성공한다. 반란 성공 이후 동물들은 자신들이 '모든 동물들이 평등한 이상 사회'를 건설했다고 생각하지만, 주체만 바뀌었을 뿐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이 고전 소설에 모두가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책 속 동물농장과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가 크게 다를 바 없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사회나 단체는 소수의 권력자에 의해 움직인다. 이것은 어느 사회나 해당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그러므로 권력을 가지지 못한 다수의 비권력자들은 조금 더 똑똑해지고 현명해질 필요가 있다. 다수의 비권력자에겐 권력은 없지만, 권력을 가질 소수를 선택할 권리는 있지 않은가. 그 권리마저 아무렇지 않게 포기하는 다수를 보면서, 권력자들에게 현혹되어 자신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권력자를 선택하는 다수를 보면서 "모든 민주주의에서 국민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 라는 말을 실감할 뿐이다.

고전 중에도 도대체 왜 고전으로 불리는지 이해하지 못할 작품도 많은데 조지 오웰은 인정할 수밖에 없겠다. 어려운 이야기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내는 일이 쉬운 것이 아닌데 조지 오웰은 명확한 주제를 풍자 우화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풀어간다. 이런 문학 작품은 인류가 존재하고 책이 존재하는 한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읽히고 폭넓은 공감을 얻어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책 사서 쟁여두길 좋아하니 <1984>도 사두지 않았을까 싶은데 책장을 뒤져봐야겠다.


열두 개의 화난 목소리들이 서로 맞고함질을 치고 있었고, 그 목소리들은 서로 똑같았다. 그래, 맞아, 돼지들의 얼굴에 무슨 변화가 일어났는지 이제 알 수 있었다. 창 밖의 동물들은 돼지에게서 인간으로, 인간에게서 돼지로, 다시 돼지에게서 인간으로 번갈아 시선을 옮겼다. 그러나 누가 돼지고 누가 인간인지, 어느 것이 어느 것인지 이미 분간할 수 없었다. - P.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