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517

2014. 5. 17. 15:06

일어나자마자 침구와 이불을 빨아 볕과 바람 좋은 옥상에 탁탁 털어 널어 놓고 밥 달라고 찡찡대는 오라비에겐 잘 익은 열무 김치 (2주 동안 열심히 먹어서 지금은 한 통이 거의 다 사라졌다.) 에 들기름, 깨소금, 고추장, 계란프라이 하나 얹어서 입을 막아버리고 나는 어제 마트에서 사 온 동글동글 방울빵에 커피빈 캡슐 커피를 내려서 좋아하는 애니를 보며 먹었다. 기분 좋은 토요일 아침이다. 내 방은 동향이라 아침엔 눈이 부시도록 해가 잘 드는데 햇빛이 적당하고 바람은 약간 차가운 오늘 같은 날에 창문만 살짝 열어주면 적당히 서늘해서 기분 좋다. 동향집은 별로라지만 살다 보니 딱히 나쁘지만도 않다.

지난 황금연휴에 외출하고 돌아온 뒤 감기몸살에 걸렸는데 열과 오한이 나아졌다 싶으면 편도에 염증이 생기고 이어서 콧물이 나고 목이 거의 다 나아가는 지금은 목 안쪽이 간질간질 기침이 난다. 새벽에도 기침 때문에 깨는데 짜증 난다. 처음 열 날 때 집에 있는 종합감기약만 한 번 먹고 병원도 안 가고 버텼는데 증상이 완화되는데 2주가 걸렸다. 감기는 약을 먹으나 안 먹으나 낫는 건 비슷하다. 많이 아픈 거 아니면 그냥 약 안 먹고 버티는 편이다.

유출됐다는 아이폰6 디자인을 봤는데 영 아니다. 진짜라고 믿고 싶지 않을 정도로 이상하고 조잡스럽다. 진상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제발 아이폰만의 특색을 잃지 말았으면 좋겠다. 난 안드로이드는 너무 크고 무겁고 메뉴도 복잡해서 쓰기 싫단 말이다. 안이나 밖이나 단순하고 깔끔한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란 말이다! 애플!

마트 샴푸를 한동안 썼더니 두피에 뭐가 나고 간지러워서 아모스 아이스 민트 샴푸로 바꿔봤는데 쿨링 샴푸인데도 두피가 시원하다기보단 일반 피부에 닿으면 시원하다. 무늬만 쿨링 샴푸이긴 한데 일반 샴푸보단 그래도 좀 시원하고 향도 거슬리진 않는다. 르네휘테르 아스테라 같은 경우엔 두피까지 제대로 시원해서 정말 좋은데 가격이 깡패라서 사기가 망설여진다. 그래도 지금까지 써 본 기능성 샴푸 중엔 아스테라가 제일 좋았는데 아모스꺼 다 쓰면 다시 사볼까.

햇빛 냄새 가득한 이불을 덮고 잘 생각을 하니 벌써 기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