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314

2014. 3. 14. 15:55

일하기 싫으니 수다

날이 풀렸다고는 하지만 바람에 실려오는 기온은 여전히 차갑다. 패딩을 입기엔 부담스러워서 안에 얇은 옷을 여러 겹 껴입고 모직 코트에 아침엔 머플러까지 두른다. 나에게 더위와 추위 중 하나만 선택하라 한다면 망설임 없이 더위를 택하련다. 심한 추위, 심한 더위는 모두 싫지만 몸이 냉한 체질이라 그런지 아무래도 더운 쪽이 더 낫다. 우기 비슷하게 변한 장마는 싫지만 (그래도 눈보단 낫고) 겨울보단 여름이 좋다. 옷값도 덜 드니까요.

당신은 어디에 쓰는 돈이 가장 아까운가? 내 경우 예전엔 먹는 데 쓰는 돈이 제일 아까웠다. 지금은 많이 나아져서 맛있는 걸 먹는 데 쓰는 돈은 아까워하지 않는다. 돈을 쓰는 데 유형이든, 무형이든 남는 게 없을 때 아깝단 생각이 드는 편이다. 전혀 아까워하지 않는 건 역시 책값이고 영화나 공연 관람, 여행 경비 등도 전혀 아깝지 않다. 쓰고 보니 그냥 단순하게 좋아하는 데 쓰는 돈은 안 아깝고, 그 이외에 쓰는 돈은 아까운 거네. 좋아하는 게 얼마 없다는 게 그나마 다행인 걸까.

1월에 태어난 조카 2호는 인간의 모습을 갖춰감에 따라 조카 1호와 똑같아지고 있다. 조카 1호 인물이 좋아서 다들 오빠 닮아라를 외쳤었는데 눈이 약간 더 작은 거 빼곤 조카 1호와 똑같다. 어차피 둘 다 홑꺼풀인 건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조카 1호 눈은 큰 편인데. 여자애라서 눈이 컸으면 더 좋았을 텐데 좀 아쉽다. 뭐 쌍꺼풀이야 커서 하면 되고 웃을 때 마다 양볼에 쏙 들어가는 보조개가 있으니 괜찮아요. 신기한 게 처음엔 전혀 안아주지도 않았는데 어쩜 그리 사람 품을 귀신같이 아는지 이젠 사람 품에서만 자려고 든다. 키우기 힘든 걸로만 따지면 세상 모든 새끼 중에 사람 새끼가 단연 최고다.

<MMFD> 시즌2가 시작했는데 시즌1만큼 재미가 없다. 시즌1의 그 풋풋하고 간질거리는 느낌이 다 사라져서 슬프다. 그만 볼까 싶다. <Hannibal> 시즌2는 여전히 난해하고 여전히 시력검사 수준의 시청률을 찍고 있다. 영상미는 좋으나 스토리가 영 아니다. 나야 워낙 어둡고 우울한 걸 잘 보는 편이고 매즈 미켈슨과 휴 댄시가 좋아서 계속 보는데 취향이 아니면 정말 못 볼 드라마다. 그나마 재밌게 보고 있는 건 역시 얼마 전 시즌2가 시작된 <Bates Motel>. 노먼의 광기가 어떤 식으로 표출될지 매회 기대하며 보고 있다. 그리고 베라 파미가는 단발에 펌을 했던데 정말 예쁘다. 에피2 보니까 이 여인네 노래까지 잘해. 연기를 잘해서 그런지 노래에서도 감정이 실려있어서 좋았다. 산드라 블록과 함께 이유 없이 좋은 헐리웃 여배우 베라 파미가. 내가 언니 나오는 거 은근 많이 봤다우. 근데 이 언니 공포 장르에 유독 많이 나오는 거 같다.

요즘 어쩌다 보니 수입 업무까지 하고 있는데 처음엔 용어가 뭐가 뭔지 몰라서 헤맸다. 인터넷에서 용어랑 시스템 돌아가는 방식 찾아보고 두 번쯤 하니까 대충 알겠는데 여전히 복잡스럽긴 하다. 회사에서 하는 모든 서류 작업은 반복적이고 지루하다. 새로운 업무는 새롭게 지루하다. 그래도 나에게 돈을 주는 유일한 곳이니 열심히 다녀야겠지.

오늘이 화이트데이던가. 회사 보험 아저씨가 츄파춥스 한 통을 주셨다. 대보름 땐 부럼을 주시더니. 아저씨 고마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