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자신만의 서재에 대한 꿈이 있을 것이다. 나 또한 마찬가진데 최근엔 미드 <한니발>에 나오는 한니발 상담실 서재가 굉장히 탐난다. 움직이는 사다리까지 있다니 완벽해요. 하지만 현실에서 그런 서재를 갖기란 어려운 일이니 따로 책을 위한 공간만이라도 있다면 매우 행복할 것 같다.

세계 여러 나라 도서관을 사진과 글로나마 함께 순례할 수 있었던 <세계 도서관 기행> 보면서 탐나는 도서관이 정말 많았다. 단순히 인테리어나 소장 서적이 탐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오랜 시간 지키고 이어온 지성의 역사와 도서관 철학이 탐났다. 프랑스 같은 경우는 외규장각 도서 반환 문제 때문에 뭔가 개운하지 못한 도서관 순례가 됐고, 본문에서 가장 많은 도서관이 소개된 러시아는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 푸슈킨 등 걸출한 대문호를 배출한 나라여서 그런지 인상적인 도서관이 많았다. 그리고 이 책에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 과거 2차 대전 직후 미국이 일본으로 하여금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세 가지를 만들어 주었는데 그 세 가지가 군대를 두지 못하도록 규정한 평화헌법, 내각책임제의 민주주의 제도, 그리고 도서관이라고 한다. 앞에 두 가지는 알고 있었지만, 도서관을 만들어 권력자에 의한 사실과 정보의 독점을 없애려고 했다는 건 처음 알았다. 미국 전역에 그렇게 많은 도서관이 있다는 것도 새로웠고…. 이런 책을 읽으면서도 느끼는 거지만 선진국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에 선진국이란 생각이 든다. 마지막엔 우리나라의 다양한 도서관이 소개되어 있는데 작지만 의미 있는 도서관이 많았다. 그 나라의 과거를 보려면 박물관으로 가고 미래를 보려면 도서관으로 가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의 미래를 위해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집처럼 쉽게 접할 수 있는 도서관이 많이 생겼으면 한다.


도서관이란 무엇인가. 도서관은 대지다. 땅이다. 땀 흘린 만큼 인간에게 돌려주는 곳이다. 자주 찾고 갈고 닦은 만큼 돌려주는 정직한 곳이다. 땅이 육신의 양식을 주는 것처럼 도서관은 마음의 양식을 제공한다. 우리는 도서관에서 네잎 클로버의 특별한 '행운'을 찾지 말고 세잎 클로버의 일상적인 '행복'을 찾아야 한다. 도서관은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넘어 상상과 공상의 자유가 있는 공간이다. '책 속에 길이 있다' 라는 말이 있듯이, 도서관에서는 셀 수 없는 길이 있다. 산책길도 있고 고속도로도 있다. 쉬어가는 길도 있고 뛰어가는 길도 있다. 무엇보다도 인생 성공의 길이 있고, 행복의 길이 있디. - P.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