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내 생각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져 본 적 있는가. 나는 단 한 번도 내 생각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는데 이 책을 읽고 비로소 내 생각의 주인이 누구인지, 내 생각이 어떻게 내 것이 됐는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제대로 된 자기 성찰 없이 오랜 시간 지배세력의 일방적인 세뇌와 주입에 의해 형성된 사고는 진정한 내 생각이라고 할 수 없다. 진정한 내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선 각자의 사회화 과정에서 스스로 묻고 답하는 성찰이 필수적인 요소인데 우리에겐 그것이 결여되어 있다. 학생들에게 자율성을 길러줘야 할 학교에서조차 획일적인 주입식 교육을 일삼고, 성적으로 아이들을 일등부터 꼴등까지 줄 세워 일찌감치 잔인한 경쟁 세계로 등을 떠민다.

지배 세력에 세뇌된 나는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지도 못하고 자기 모순적이며 자기 배반적인 사고를 하게 된다. 이런 국민이 대다수를 이루는 대한민국은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없어도 지배가 가능하므로 가진 자들은 절대로 부를 재분배하지 않는다. 솔직히 내가 부를 축적한 이 나라의 지배세력이라고 해도 내가 가진 것을 분배하라고 한다면 절대 달갑지 않을 것이다. 내가 남과 경쟁해서 힘들게 얻은 위치와 부인데 왜 나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않은 국가와 타인을 위해 가진 것을 내놓아야 하는지 의문이 드는 건 당연한 일이다. 무한 경쟁 사회의 심각한 부작용이 아닐 수 없다. 이 나라엔 경쟁만 있고 배려나 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나라의 현재 모습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바꿔나가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희망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믿고 싶다. 48%의 국민이 보여준 희망. 그 희망의 힘으로 이 나라도 조금씩 바뀌어 나갈 것이라고 믿고 싶다.

주로 소설과 수필만 읽는 독서 편식을 자랑하는 나지만 이 책은 정말 유익했다. 나에겐 조금 어려운 면도 있어서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한 번 더 읽으면 더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사람이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올해도 꾸준히 편식이 심한 독서를 했는데 내년엔 좀 더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