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적초 - 미야베 미유키

2012. 11. 3. 21:14



미미여사의 중단편집. 미래를 볼 수 있었으나 그 힘과 기억을 잊은 여성, 불을 조종할 수 있는 여성, 타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여성. 세 편의 이야기엔 각기 다른 초능력을 가진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미미여사의 소설을 읽다 보면 종종 단편 소설이 장편 소설로 발전하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이 책에 실린 두 번째 이야기 '변제'가 <크로스파이어> 이전 시점의 이야기라고 한다. 이런 소소한 발견도 책 읽는 재미 중의 하나다. 초능력을 소재로 한 다른 미미여사의 소설에서도 그랬듯이 이 소설에서도 '초능력' 그 자체보단 그 초능력을 가진 '사람'에게 이야기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미미여사 소설에 기본적으로 깔린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평범함을 벗어난 사람이나 요괴 이야기에선 유난히 더 따뜻하게 느껴진다. 미스터리라는 장르의 특성상 내용은 결코 밝거나 아름답진 않지만, 그녀의 글엔 따뜻함이 있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