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 아사다 지로

2012. 5. 30. 22:26



블로그를 검색해 보니 아사다 지로의 책을 읽은 건 <창궁의 묘성> 이후로 3년 만이다. 아사다 지로는 내 머릿속엔 최고의 단편 소설 작가로 각인된 작가인데 장편 소설도 단편 못지않게 재미있다. 그의 단편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철도원>에 실려 있는 '러브레터' (영화 파이란 원작)인데 나에겐 그 유명한 일본 영화 <러브레터>보다 아사다 지로의 '러브레터'가 훨씬 더 감동적으로 남아있다. 최근 단편은 예전만 못해서 아쉬운 작가이다.

이 책은 아주 예전에 츠츠미 아저씨 주연 영화로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재미없어서 보다 말았는지 내용은 전혀 기억에 없었다. 주인공 고누마 신지는 속옷회사의 영업사원으로 매일 아침 트렁크 가득 속옷을 채우고 지하철로 이동하며 영업을 뛴다. 그의 아버지 고누마 사키치는 밑바닥 인생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세계적인 실업가로 인정받는 인물이지만 가족과의 관계는 좋지 않다. 신지는 어느 날 영업을 끝낸 뒤 동창회에 참가했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 과거로 가는 시간여행을 하게 된다. 시간여행을 할 때마다 하나씩 드러나는 가족의 진실과 신지가 과거에 발을 들여 놓을 때마다 조금씩 바뀌게 되는 현재. 그가 과거로의 시간여행에서 얻은 것과 잃은 것은 무엇일까? 궁금하시면 읽어보시라! ^^

내가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갈 수 있다면 그래서 소설 속의 신지처럼 과거의 부모를 만날 수 있다면 이해할 수 없었던 그들을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을까…. 아니면 더 실망하게 될까…. 서로가 서로를 선택할 수 없고 쉽게 끊어낼 수 없기에 가족은 타인보다 더 어렵고 골치 아픈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