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출판사 북스피어 & 모비딕이 함께 출간하는 세이초 시리즈. 수많은 세이초 소설 중에 <짐승의 길>과 <D의 복합>이 가장 먼저 출간됐는데 짐승의 길은 드라마로 본 적이 있어서 잠시 미뤄두고 D의 복합을 먼저 읽었다. 제목을 듣는 순간부터 D의 복합이 무슨 뜻인지 계속 궁금했었는데 중반 조금 넘어가서 의문이 풀렸다. 박학다식한 세이초는 고고학, 민속학, 고대사에도 관심이 많으셨던 것 같다. 내용 전반에 고대 설화나 민속학이 꾸준히 등장하는데 낯선 부분은 그냥 읽기만 하고 건너뛰었다. 낯선 일본 지명도 계속 나오는데 이것도 그냥 읽기만 하고 스킵. 책 첫머리에 주인공이 취재하러 다녔던 곳의 지도가 있으니 읽으면서 참고를 하면 좋을 것 같다. 난 책 읽으면서 다른 걸 참고 하고 그러는 타입이 아니라서 그냥 읽고 넘겼다. 특별히 화려하거나 자극적인 내용 없이 사백 장이 넘는 호흡 긴 장편 미스터리를 이어간다는 건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야기의 흐름이 막힘 없이 자연스럽고 문체도 깔끔해서 거슬림이 없고 요즘 작가들 글에서 자주 보이는 허세도 전혀 없고 번역도 매끄러워서 좋았다. 괜히 마쓰모토 세이초가 사회파 미스터리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게 아니구나 싶다. 세이초 소설 중에 드라마로도 방송 됐었던 악녀 시리즈를 굉장히 좋아해서 다음에 읽을 <짐승의 길>이 더욱 기대된다. 바로 읽어버리면 아까우니까 다른 책 몇 권 읽고 나서 읽어야겠다. 난 맛있는 건 가장 나중에 먹는 타입~♪♩♬ 책을 다 읽고 나서 나는 이세가 여러모로 불쌍해졌다. 그리고 이런저런 사정이 있다 해도 하마나카는 역시 조금 얄밉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