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글이 읽고 싶어서 선택한 미미 여사님의 소설. 미미 여사님의 팬으로서 그동안 여사님의 책을 꽤 많이 읽었다고 생각하는데 아직도 못 읽어 본 책이 많다. 예전 작품도 못 읽어 본 것들이 있는데 새로운 작품이 계속 나오다 보니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지 몰라도 유독 일본 작가들이 쉴 틈 없이 책을 내는 것 같다. 한때 빠져 지냈던 아사다 지로도 그렇고, 온다 리쿠도 그렇고, 히가시노 게이고도 다작으로 유명한 작가이고... 다작하는 작가들의 대부분이 작품 수는 많으나 정작 좋은 작품은 얼마 없다는 것이 특징인데 미미 여사만은 어떤 작품을 읽어도 기대치에 부응하는 답을 해줘서 좋다. 간혹 기대치에 못 미치는 작품도 있긴 했지만 그건 정말 극히 일부니까 패스~

이야기의 첫 단추를 끼우는 인물은 자신을 배신한 남자의 결혼식에 총을 들고 찾아가는 미모의 여인. 곧이어 그 여인을 이용하려는 중년의 남성이 등장하고 몇 시간 후 이야기가 절정에 다다를 때쯤 같은 공간에 있게 될 인물들이 차례차례 이야기에 등장한다. 미미 여사의 소설엔 등장인물이 많고 그 인물들의 관계가 서로 거미줄처럼 얽혀 있기 때문에 복잡하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나는 적응이 된 것인지 미미 여사의 글을 읽다가 헤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우리나라 이름과 일본 이름은 쉽게 외워지는 편이라는게 꽤 도움이 되기도 하고... 이 책은 미미 여사의 다른 작품과는 달리 짧은 시간에 일어나는 이야기를 속도감 있게 풀어내고 있어서 읽기에도 쉽고 재미있었다. 다 읽고 나서 머릿속으로 전체적인 줄거리를 정리해보다가 이 이야기는 영화로 만들면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역시나 우리나라에서 영화로 만들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꽤 오래전에 영화화 된다는 기사가 나왔는데 아직도 개봉 이야기가 없으니 어찌 된 걸까?!

<스나크 사냥>은 미미 여사의 사회파 미스터리 작품 중에서도 시기적으로 맨 앞에 있는 소설이라고 한다. "괴물과 싸울 때에는 자기 자신이 괴물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수밖에 없다." 라는 니체의 말을 곱씹어보게 하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