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꽃 - 김영하

2011. 11. 7. 21:14



1904년 러일전쟁이 발발했던 무렵 조선인 1,033명은 제물포항에서 화물선을 타고 이름도 처음 들어 본 낯선 나라 멕시코로 이민을 간다. 책은 희망이 보이지 않는 자신들의 나라 조선을 버리고 희망을 찾아 새로운 나라로 떠난 조선 최초의 멕시코 이민자들의 삶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희망을 찾아 떠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건 에네켄 농장에서의 4년간의 노예 생활이었다. 그들은 낯설고 물 설고 말도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 동물처럼 채찍을 맞고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하면서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일한다. 다시 조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밤낮없이 일했지만 1905년 을사늑약의 체결로 돌아갈 조국마저 잃은 그들은 척박한 멕시코 땅에서 저마다 각자의 살길을 찾는다. 우리네 역사는 어쩜 이리도 아프고 또 아픈 것일까... 35년간의 치욕스러운 일제강점기를 겪었고 그 후 죄지은 자들을 제대로 벌하지 않은 대가로 2011년 지금은 미국의 속국이 되려 하는 이 나라의 미래는 어찌 되는 것일까?

"언제부터 개인이 나라를 선택했지? 미안하지만 국가가 우리를 선택하는 거야."  - <검은꽃> 298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