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여사는 초능력이란 소재에도 관심이 많으신 것 같다. <마술은 속삭인다>, <크로스 파이어>에 이어서 내가 읽은 것만 세 권째다. 이 책에 등장하는 초능력자는 청년 두 명이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신지와 그와 같은 능력이 있지만, 그 힘이 훨씬 강해서 텔레포트까지 할 수 있는 나오야. 화자가 되는 사람은 주간지 기자 고사카 쇼고. 고사카는 태풍이 오던 날 본가에 들렀다 올라오던 길에 우연히 신지를 만나서 차를 태워주게 된다. 고사카는 신지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또 다른 초능력자 나오야와 미래의 소중한 인연과 과거의 잊고 싶었던 인연을 모두 만나게 된다. 고사카도 그렇고 읽는 나도 그들의 초능력을 믿기가 어려웠다. 눈에 보이는 것도 믿기 힘든 세상인데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일은 더 어렵다. 초능력자를 소재로 한 글을 읽을 때마다 다른 사람보다 능력이 하나 더 있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인가라는 의문이 든다. 모자람과 넘침 그 사이에 존재하는 것이 인간으로서 사는 가장 행복한 길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각자 몸 안에 용을 한 마리씩 키우고 있다고 한다. 어마어마한 힘을 숨긴 용을…. 내 안에 잠들어 있는 용은 절대 깨어나지 않기를 기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