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진기 작가님의 어둠의 변호사 시리즈 01 <붉은 집 살인사건>에 이은 어둠의 변호사 시리즈 02 <라 트라비아타의 초상>. 붉은 집 살인사건을 읽고 바로 이어서 읽고 싶었는데 중고를 구하다 보니 이제서야 읽게 됐다.

사건 현장은 서초동의 한 낡은 아파트. 5층까지 있고 엘리베이터는 없으며 CCTV는 각 동 입구에만 설치되어 있다. 이 낡은 아파트에 사는 윗층 여자와 아래층 남자가 흉기에 찔려 함께 살해된 것이 발견되면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두 명을 살해한 범인을 추리해서 밝혀내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사건을 몸으로 뛰면서 수사하는 건 형사 이유현, 뛰는 형사 이우현 위에서 비상한 머리로 사건을 꿰뚫어보는 건 어둠의 변호사 고진. 전작을 고진 중심으로 사건을 풀어나갔다면 이번은 유현 중심으로 사건을 풀어나간다. 하지만 결국 사건을 풀어내는 건 고진이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전작 <붉은 집 살인사건>도 조금 어설픈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 작품은 전작보다 더 허술한 느낌이 들었다. 범인의 정체가 밝혀졌을 때 놀라움보다 더 컸던 건 황당함이었다. 이런저런 단점이 보이긴 했지만 아주 재밌게 읽은 편이다. 읽으면서 이유현한테 제발 고진 말을 끝까지 좀 들으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왜 매번 말을 끝까지 안 듣고 가서 고생하는지 원…. 말을 끝까지 제대로 안 하는 고진도 좀 웃겼다. 만담 커플 "유현과 고진" 도 아니고 말이지~

내용과는 상관없이 읽다가 혼자 빵~ 터진 대사가 있었는데 옮겨 적어보자면 "잠깐만요, 이필호가 무슨 베란다 사이코입니까?" 베란다 사이코라는 단어가 너무 웃겨서 출근하는 전철 안에서 혼자 숨죽여 웃었다. 베란다를 너무 좋아해서 멀쩡한 현관 놔두고 베란다로 왔다 갔다 하는 사이코를 생각하니 너무 웃겼다.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