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어봐도 그렇고 부모의 책 읽는 모습을 어린 시절부터 보아온 아이는 확실히 책에 더 흥미를 갖고 많이 읽게 되는 것 같다. 자식들한테 책 많이 읽으라고 잔소리하면서 자신들은 책 한 줄 안 읽는 부모들 보면 한심하다. 백번 하는 잔소리보다 한번 하는 행동이 더 효과적인 것을 모르는 건가 싶다.

나의 어린 시절은 꽤 암울했기 때문에 책을 읽을만한 환경도 아니었고 집에 읽을 책도 없었다. 그래서 어렸을 때 읽었을 법한 동화책이나 고전을 못 읽어본 게 많다. 그러다가 중학교 들어서부터 학교 도서관이나 책방에서 책을 빌려 읽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책만 읽는 책벌레는 아니었고 그냥 책을 좋아하는 수준이었고 이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새책이나 헌책이나 그 냄새가 정말 좋고, 도서관 갈 때마다 책장에 빼곡히 꽂힌 책을 보면 마음이 편해졌었다. (내가 이유 없이 마음이 편해지는 장소가 두 군데 있으니 절과 도서관이다.) 서점처럼 시끄러운 소음도 없고 온통 책과 책 냄새로 가득한 곳! 그래서 도서관이 좋다. 도서관도 동네에 있는 도서관보단 학교 안에 있는 도서관이 좋다. 책이 있고 공부를 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건 같지만, 학생들이 공부하는 학교 안에 있는 도서관은 무언가 다르다. 이젠 학생 신분이 아니어서 학교 도서관은 가 볼 수 없는 게 아쉽다. 내 집에 내 서재를 갖는 게 꿈인데 과연 언제 이루어질 것인가! 그전에 지금 있는 책부터 정리할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 난 예전이나 지금이나 논픽션보단 픽션을 좋아하는데 아마도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심리가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다. 논픽션 중에서 좋아하는 건 수필과 여행기 정도 되려나…. 내용 없는 잡지, 자기계발서, 처세술 책만 빼고 책은 다 좋아한다. 밥 사 먹는 돈은 아까워도 책 사는 돈은 안 아까우니까 책 좋아하는 거 맞겠지? ^^

이 책은 정말 번역 때문에 잘 읽히지도 않을뿐 더러 읽으면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오는 게 아니라 그냥 글자만 읽히고 내용은 날아가 버리는 느낌이었다. 분명히 우리나라 말이고 읽히기는 하는데 내용이 정리되지 않는 느낌 알 거라고 생각한다. 책을 좋아하는 작가가 쓴 책에 대한 수필집이라서 나름 기대하면서 읽었는데 나와 맞지 않는 번역 때문에 지루하고 남는 것도 없는 책이 돼버려서 안타까웠다. 나는 원서를 읽을만한 영어 실력도 안 되고 누군가 번역을 해줘야만 읽을 수 있는데 그 번역이란 과정을 거치고 난 책이 나와 맞지 않을 때는 정말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