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의 노래 - 김훈

2011. 5. 23. 23:08



나는 우리나라 역사소설을 읽을 때마다 마음 저리다. 끝없는 주변국들의 침략과 약탈, 힘없는 나라의 임금은 그들에게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고, 힘없는 나라의 백성은 하루하루 죽음을 각오하며 살 수밖에 없다. 위로는 임금을 섬겨야 하고, 아래로는 부하들과 백성을 보살펴야 하는 위치에 있었던 이순신 장군의 삶이 애달프다. 역사자료를 바탕으로 그 위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새롭게 탄생한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 <칼의 노래>. 이순신 장군의 1인칭 시점으로 쓰여 있기 때문에 읽는 내내 그분의 속마음을 들여다보고 있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글은 미사여구 없이 담담하고 극히 사실적이다. 그래서 오히려 더 처참하고 슬프다. 멋있는 '장군' 이순신이 아니라 사람냄새 나는 '인간' 이순신을 만날 수 있었던 책이었다. 나는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도 그분의 생각과 고뇌와 외로움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내가 이해하기에 그분은 너무나 깊다. 몇 번쯤 다시 읽으면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