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먹다 - 김진규

2011. 5. 9. 21:06



읽는 이에게 불친절한 소설이다. 이야기가 순서대로 이어지지 않고 흐름이 뚝뚝 끊어져 있어서 이야기의 조각을 이어 붙이기가 어렵다. 그리고 또 하나, 낯설고 어려운 단어가 많아서 바로바로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고 그 때문에 이야기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집중이 어려우니 당연히 읽는데도 오래 걸렸다. 분명 매력은 있는데 저 두가지 이유 때문에 그 매력이 반감되는 느낌이다. 읽으면서 공감되는 글이 있어서 옮겨 적어 본다.

"사람은 누구나 타인이 알아채지 못하는 자기만의 암호로 자신의 상처를 꾸준히 드러내게 마련이다. 무의식적인 구조 요청이라고 보면 되겠다. 다행히 그것을 해독할 수 있는 누군가 나타나준다면 그때부터 치유는 수월해지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상처는 늘 발열상태를 유지하며 정신의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심지어는 훗날 죽어 육신이 없어지고 나서도 한恨이라는 이름으로 남아 한참 동안 이승을 배회한다."  p.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