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여사의 첫 장편소설 <퍼펙트 블루> 파란색을 좋아하는 나로선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제목이었다. 특이한 것이 이 책에서의 화자는 사람이 아니라 등장인물들이 키우는 개다. 전직 경찰견이자 사람들의 말을 알아듣고, 글자도 읽고, 야구도 볼 줄 아는 똑똑한 개 '마사'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언뜻 관계없어 보이는 인물들과 사건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하나의 사건으로 이어지는 특징은 첫 장편부터 시작된 건가 보다. 장래가 촉망되는 고교 야구 선수와 그의 가족들, 탐정 가족과 제약 회사….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그들이 얽히고설키면서 점점 드러나게 되는 진실은 무섭고 한편으론 슬펐다. 반전이라면 반전인 진범의 정체는 별로 알고 싶지 않았을 정도로 씁쓸했다. 나는 그들이 이해되지도 않았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조금 핀트가 벗어난 이야기인데 나는 진범이 마지막에 진실을 밝히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 식으로 모두 말해버리면 진범인 그들의 짐은 조금 덜어질지 몰라도 그걸 듣는 사람은 자신의 의지에 상관없이 그 짐을 새로 짊어져야 하는 건데 그에게 대체 무슨 잘못이 있다고 그런 짐을 짊어지게 만드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진실은 언젠간 밝혀지게 마련이지만 그 진실을 밝히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 모든 이야기가 픽션이라서 다행이다. 논픽션의 세계에선 이보다 더한 일도 일어나고 있겠지만…. 인간은 정말이지 이기적이고 또 이기적인 동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