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닭장에 갇혀 매일 같이 알을 낳지만 단 한 번도 그 알을 품어 본 적 없는 암탉 '잎싹'. 잎싹은 매일 닭장에 갇혀 마당을 바라보며 한 번이라도 밖으로 나가 알을 품고 병아리를 키워보고 싶다는 소망을 간직하고 살고 있다. 알을 낳을 수 없는 폐계가 되어 좁은 닭장을 벗어 나게 된 잎싹은 처음엔 기뻐하지만, 마당 식구들의 텃세에 마당에서도 쫓겨나게 되고 호시탐탐 자신을 노리는 족제비가 있는 밖에서 생활하게 된다. 어느 날 우연히 발견한 알을 자기가 낳은 알처럼 정성스레 품어 이윽고 새끼가 태어났지만, 병아리가 아닌 아기 오리였다는 사실을 잎싹은 나중에서야 알게 된다. 하지만, 잎싹은 더욱더 정성스럽게 아기 오리를 보살폈고 잎싹의 보호 아래 건강하게 자란 아기 오리를 청둥오리떼와 함께 떠나 보낸다. 자신은 날 수 없는 닭이지만 사랑으로 키운 자식은 날아야만 하는 청둥오리이기에 눈물을 흘리며 떠나 보낸 잎싹. 숨을 거두고 나서야 그토록 바라던 하늘을 날게 된 잎싹.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한 장편동화로 영화, 연극 등으로 만들어졌을 만큼 유명한 책이다. 읽으면서 어린이들이 이해하기엔 조금 어려운 내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마지막 부분에 있는 아동문학 평론가의 글을 읽고 나니 그렇지만도 않겠구나 싶었다. 세상에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하는 만큼 또 수많은 각기 다른 삶이 존재한다. 그 수많은 삶 중에서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고,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생각하게 한다. 책은 읽는 사람에게 무언가를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어주는 점이 장점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생각하게 하는 힘은 위대하다.